작년 11월 《뉴욕타임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려 눈길을 모았다. 월드와이드웹을 창안한 팀 버너스-리 경이 ‘웹 사이언스’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 기사에서 이제 단순히 기술과 사회가 만나는 접점으로서의 웹을 넘어 웹을 통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웹의 사회적 영향과 인문학적 측면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적처럼, 최근 우리는 ‘소셜 컴퓨팅 Social Computing’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접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소셜 컴퓨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소셜 컴퓨팅은 소셜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지칭하는데, 사회적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도구를 사용하는 정보통신의 트렌드를 말한다.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활용하여 온라인 상에서 사회 개념과 상황을 창조 또는 재창조함을 뜻한다.”
사실 소셜 컴퓨팅이라는 게 그다지 새로운 건 아닌 듯하다. 온라인 혁명은 그 초기부터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시징을 통해 사회적 관계나 조직 내에서 의사소통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보편화된 블로그를 통해 개인의 생각을 교류하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웹 2.0은 한마디로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을 기술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소셜 컴퓨팅의 실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벤처투자자로 유명한 KPC & B의 존 도어(John Doerr)가 웹 2.0의 가장 핵심이란 바로 “개인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읽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는 개인간의 의사소통과 연결이 기업과 미디어, 종교, 그리고 정치 단체 같은 기관 사이의 소통보다 더 빈번해지고 간편해지며, 때로는 더욱 영향력 있는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개인에게 본격적인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소셜 컴퓨팅 기술의 핵심인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로만 알려진 아마존은 개방형 웹 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를 공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마존의 개방형 웹서비스란 아마존 닷컴을 개방하고, API를 통해 아마존의 프로그램 데이터나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이러한 제품군 중 인공지능 기술인 MT(Mechanical Turk)는 인간의 지성을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한 사례로, 기계보다는 사람이 잘 할 수밖에 없는 일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현재 소셜 컴퓨팅은 소셜 검색과 소셜 커머스의 형태로 온라인 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소셜 검색은 검색 엔진에 의해 주어지는 검색 결과보다는 공유된 정보(플리커, 딜리셔스, 마가린) 또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사람들에 의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Eurekster)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웹상에서 사용자간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방식의 Q & A 서비스(네이버 지식인, 야후의 Yahoo! answers)도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소셜 커머스는 ‘소셜 쇼핑’이라고 불린다. 쇼핑이란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들은 쇼핑의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쇼핑을 통해 단순히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쇼핑하는 과정과 쇼핑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쇼핑 못지않게 즐기고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보내는 시간의 80%는 자신이 사려는 물건을 ‘조사’하는 데 보내는 시간이라고 한다.
Kaboodle, ThisNext, Stylehive 같은 소셜 쇼핑에서 다른 사람의 리뷰와 쇼핑 후기를 바탕으로 구매를 원하는 위시 리스트나 베스트 제품 리스트 등 다양한 리스트를 구성하거나 참조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제품을 알려주고, 사람들이 주로 구매하는 제품을 알 수 있게 하는 기능 등은 사람들이 쇼핑하는 과정에서 궁금해 하고, 동시에 다른 사용자와 연결되고 싶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얼마 전 미국 마케팅 협회는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능, 즉 쇼핑 기능이 있다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할 것이냐는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그런데 47%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른 사람과 논의하고 싶고, 29%는 실제로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흔히 기업이나 조직이 구하는 혁신은 일반 사용자나 고객, 혹은 많은 네티즌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으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이다. 작년 6월 《와이어드》는 ‘The Rise of Crowdsourcing’이라는 글에서 기업의 연구개발(InnoCentive, YourEncore, NineSigma), 전문 사진의 공급(iStockphoto), 방송 프로그램 제작, 기계보다 사람이 더 우수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업무를 사람들이 수행하게 하는 웹 기반의 인력 마켓플레이스(Mechanical Turk) 등을 소개한 바 있다. 군중과 아웃소싱을 합한 ‘크라우드소싱’은 기업이나 개인이 풀기 힘든 숙제와 맞닥뜨렸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대중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현상을 요약하는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하버드 교수 앤드류 맥아피 Andrew McAfee가 《슬로우언 매니지먼트 리뷰 Sloan Management Review》에 발표한 ‘엔터프라이즈 2.0’이라는 개념 역시 소셜 컴퓨팅이 기업의 혁신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맥아피 교수는 블로그와 위키 같은 웹 2.0 기능을 기업 내부의 인트라넷에 사용하고, 태깅과 같은 폭소노미(Foxonomy)를 기업 내부에서 공유하고, 새로운 정보 알림을 RSS로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이 기업을 위한 소셜 소프트웨어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이 기업 내부의 정보 흐름에 새로운 방식만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이것을 물론 조직의 의사 결정 구조를 탑-다운 하향식에서 적극적인 상향식 구조로 바꾸거나, 기업에서 구현되는 집단 지능을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07년은 이런 시도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IBM은 노츠 플랫폼에 이런 기능을 확장할 것을 발표했다. 노츠의 차기 버전인 ‘하노버’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가 웹 2.0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전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웹 2.0 보다 한 차원 위에서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의 큰 그림은 소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는 소셜 컴퓨팅이라는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소셜 서비스부터 기업 같은 조직 내의 의사소통과 결정, 글로벌 수준의 분산과 협력이 소셜 컴퓨팅이 적용될 수 있는 1차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웹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이를 통한 사회 IT 시스템의 진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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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SNS와 OpenID 관련해서 검색하다 이글도 보게 되었습니다.
인용을 하고 싶어서 담긴 하였으나 그래도 허락은 받아야 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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